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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팔지도 않았는데 세금을? 일리노이 ‘0.2% 과세’ 법정 다툼으로

읽는 시간 약 7분

미국 일리노이주가 2027년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자산 과세 제도를 두고 가상자산 업계와 주 정부의 갈등이 법정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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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에는 0.2%라는 세율보다 독특한 과세 방식이 있다. 가상자산을 팔아 수익을 확정한 경우뿐 아니라 거래·이전·보관 등 일정한 디지털자산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협회(BA)와 크립토카운슬포이노베이션(CCI)은 해당 제도가 헌법과 연방법 등에 어긋난다며 일리노이주 생거먼 카운티 순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디지털챔버 역시 같은 세금을 문제 삼아 소송에 나선 만큼 일리노이의 새로운 가상자산 과세 정책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2027년부터 0.2% 부과 예정

문제가 된 제도는 일리노이주의 디지털자산세법이다.

현재 예정대로라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디지털자산과 관련된 일정한 사업 활동에 0.2%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매년 약 6,000만 달러 규모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순히 세율만 보면 0.2%가 높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상자산 업계가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세율 자체보다 무엇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느냐에 있다.

코인을 팔지 않았는데도 세금이 생긴다?

일반 투자자가 가장 주목할 부분이다.

가상자산 투자에서 세금이라고 하면 대부분 비트코인을 5,000만원에 사서 7,000만원에 팔았을 때 발생한 2,000만원의 이익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번 일리노이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성격이 다르다.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은 고객의 디지털자산을 브로커가 교환하거나 이전하고 보관하는 행위까지 과세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코인을 매도해 투자이익을 확정하지 않았더라도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세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보유하고 있는 동안에도 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은 보관해도 괜찮은데 비트코인은?

업계가 제기한 또 다른 쟁점은 다른 자산과의 형평성이다.

현금이나 주식, 채권, 귀금속 등을 보관하는 경우와 디지털자산을 보관하는 경우의 세금 처리가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금을 특정 보관시설에 맡기는 행위에는 동일한 형태의 세금을 적용하지 않으면서 비트코인을 디지털자산 보관업체에 맡겼다는 이유로 세금이 발생한다면 디지털자산을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BA와 CCI는 이러한 차이가 인터넷과 디지털 상거래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한 연방법과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는 원고 측의 법적 주장으로, 실제 위법 또는 위헌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다.

다른 주에 있어도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

과세 범위가 일리노이 안에 있는 업체로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다른 지역에서 사업하는 가상자산 브로커 역시 일리노이 고객과 관련된 거래 때문에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주소나 계정 정보, 청구 정보, IP 등의 자료가 이용자의 지역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결국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가상자산 거래의 특성상 ‘거래가 어느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볼 것인가’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하나의 거래에 세금을 두 번 낼 수도 있나

이중과세 가능성 역시 이번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온라인 가상자산 거래는 이용자의 거주지와 실제 접속 지역, 거래소의 소재지가 서로 다를 수 있다.

가령 일리노이에 주소를 둔 투자자가 다른 주에 머무르면서 가상자산을 이전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각 주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해당 거래를 자신의 과세 대상이라고 판단한다면 하나의 거래를 두고 복수의 주가 과세권을 주장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원고 측의 논리다.

업계는 이런 상황을 조정할 장치가 충분하지 않으면 사업자뿐 아니라 이용자의 세금 계산도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거래소와 수탁업체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투자자뿐 아니라 가상자산 사업자의 부담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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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 대상 사업자는 고객의 거래와 세금을 구분해 기록하고 신고·납부를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라면 고객별 거주지역을 구분하고 어떤 거래에 어느 지역의 세법을 적용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결국 0.2%라는 세율 뒤에는 거래 추적과 고객 분류, 세액 산정, 신고 시스템 구축이라는 상당한 행정 문제가 숨어 있는 셈이다.

업계가 법원에 제기한 핵심 쟁점

BA와 CCI는 소송에서 여러 법적 문제를 제기했다.

인터넷세면세법 위반 가능성을 비롯해 미국 헌법의 통상조항과 적법절차 원칙, 일리노이주 헌법상 조세의 균일성 문제 등이 쟁점으로 거론됐다.

또 과세 대상 행위와 납세 책임자가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도 내놨다.

결국 이번 소송은 ‘가상자산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느냐’ 자체보다는 디지털자산에만 별도의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적법한지, 그리고 과세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2027년 실제 시행 여부가 관건

현재로서는 일리노이주의 디지털자산 과세가 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은 상태가 아니다.

관련 업계 단체들이 법 시행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2027년 1월 1일 예정된 시행 전에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중요해졌다.

법원이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제도 시행에 제동이 걸리거나 일부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주 정부의 과세 권한이 인정된다면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디지털자산 과세 논의가 나올 가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논쟁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가상자산 세금은 주로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았는가’라는 투자수익을 중심으로 논의됐다. 일리노이 사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자산의 거래·이전·보관 과정 자체를 어디까지 과세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라는 새로운 문제를 던지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코인세 0.2%’라는 숫자만 보기보다 실제 과세 대상이 무엇인지, 누가 납부 의무를 지는지, 법원의 판단으로 시행 내용이 달라지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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