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다음은 티마카세?”…2030이 특급호텔로 몰리는 이유
비싼 외식은 줄이는데 호텔 라운지는 붐빈다
최근 외식 소비가 뚜렷하게 양극화되고 있다. 평소에는 저렴한 커피와 가성비 높은 식사를 찾으면서도 특별한 날에는 가격이 높은 호텔 디저트나 프리미엄 경험에 돈을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특급호텔의 애프터눈 티다. 한때 젊은 층의 고급 외식으로 인기를 끌었던 오마카세의 관심은 예전보다 낮아진 반면, 호텔 라운지에서 즐기는 애프터눈 티는 새로운 경험형 소비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주요 특급호텔 애프터눈 티 매출 상승
호텔업계의 실적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레스케이프의 티 살롱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애프터눈 티 관련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1% 증가했다.
롯데호텔 월드 더 라운지 앤 바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약 55% 늘었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로열 하이티도 전년보다 약 10% 증가했다.
일부 호텔은 특정 기간에 증가 폭이 더 컸다. 조선 팰리스 1914 라운지앤바의 지난 6월 애프터눈 티 세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30% 증가했으며, 시그니엘 서울 더 라운지도 같은 달 50%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SNS에서도 애프터눈 티를 즐긴 사진과 후기가 꾸준히 공유되면서 호텔을 방문하지 않았던 소비자까지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2인 10만원이 넘는데도 찾는 이유
특급호텔 애프터눈 티는 저렴한 소비와는 거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2인 세트가 약 11만~12만원 수준이고, 호텔이나 시즌 구성에 따라 가격이 10만원 중반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비용으로 생각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몰리는 이유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데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과 분위기까지 하나의 상품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호텔 객실을 이용하거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는 것보다는 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호텔 특유의 서비스와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오마카세 열풍은 주춤…소비 기준이 달라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외식을 원하는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오마카세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오마카세 검색 관심도는 2023년 1월을 100으로 봤을 때 최근 14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단순히 고가 외식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비슷한 시기에 호텔 애프터눈 티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가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돈을 쓸 것인가’를 더욱 까다롭게 선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평소엔 2천원 커피, 특별한 날엔 호텔 디저트
최근 소비 흐름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이 ‘스몰 럭셔리’다. 큰돈이 필요한 명품이나 해외여행 대신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고급스러운 경험을 누리는 방식이다.
평일에는 저가 커피를 마시고 할인 상품을 찾더라도 생일이나 기념일, 친구와의 특별한 만남에는 호텔 라운지에서 5만~6만원을 쓰는 식이다.
특히 애프터눈 티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호텔의 공간과 서비스, 다양한 디저트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사진으로 남기기 좋은 화려한 플레이팅 역시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요소다.
2030이 원하는 것은 ‘비싼 음식’보다 특별한 경험
젊은 세대의 디저트 소비 성향도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제공된 조사 결과를 보면 유명한 디저트 매장이라면 시간을 들여 직접 방문한다는 응답은 20대에서 31.0%로 나타났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인기 있는 디저트를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다는 20대 응답도 67.5%에 달했다.
중요한 것은 가격 자체보다 지출을 통해 어떤 경험을 얻느냐다. 같은 5만원을 쓰더라도 평범한 식사보다 기억에 남거나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는 경험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외식 소비의 핵심은 ‘무조건 절약’이 아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 모든 소비가 저가 상품으로 이동할 것 같지만 실제 소비 행태는 조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커피나 식사처럼 생활성 지출에서는 가격을 철저하게 따지는 반면, 자주 하지 않는 특별한 소비에서는 오히려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저가 커피와 호텔 애프터눈 티가 동시에 인기를 얻는 현상은 서로 모순되는 소비가 아니다. 일상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그렇게 아낀 돈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험에 집중하는 ‘선택적 소비’에 가깝다.
오마카세에서 호텔 애프터눈 티로 이동하는 2030의 발길 역시 최근 외식 시장이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얼마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느냐’를 놓고 경쟁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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