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줄 알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의 반전…요즘 5060이 몰리는 이유
한때 패밀리 레스토랑은 데이트를 즐기는 20·30대나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 주로 찾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외식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갖춘 50·60대가 적극적으로 외식을 즐기면서 주요 레스토랑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이용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런 변화가 비교적 뚜렷하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 중순까지 멤버십에 새롭게 가입한 50·60대는 약 1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신규 회원 증가율은 60대가 32.7%, 50대가 29.5%를 기록했다. 단순히 기존 고객이 나이를 먹은 결과만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신규 유입도 활발한 셈이다.
평일 낮에도 식당 찾는 5060…점심 외식이 달라졌다
장년층의 변화는 실제 방문 시간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들어 6월 중순까지 매장을 이용한 50·60대 고객은 15만2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들 가운데 약 4명 중 1명은 공휴일이 아닌 평일 점심시간에 매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의 점심시간과 달리 비교적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년층에게 평일 낮 외식이 하나의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부부 외식, 가족 식사처럼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분위기 좋은 식당을 찾는 소비가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20·30대 시절 즐겼던 외식 공간을 다시 찾는 세대
5060세대가 패밀리 레스토랑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데에는 세대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20·30대를 보낸 현재의 50·60대에게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판매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완전히 낯선 외식문화가 아니다.
젊은 시절 데이트나 가족 행사 때 방문했던 장소가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한 외식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과거의 추억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스테이크부터 파스타, 사이드 메뉴, 디저트까지 한 자리에서 선택할 수 있고 좌석이 비교적 넓어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하기 편하다는 점도 장년층 모임 수요와 맞는다.
즉 ‘옛날 생각이 나서 한 번 찾아가는 식당’에서 벗어나 현재의 생활 방식에도 맞는 외식 장소가 되고 있는 셈이다.
5060은 더 이상 지갑을 닫는 세대가 아니다
주목할 부분은 장년층의 소비력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020년 약 147만원에서 2024년 약 182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음식·숙박 관련 지출도 월평균 약 13만원에서 21만원 수준으로 늘었다. 먹고 즐기는 데 사용하는 비용이 이전보다 상당히 커진 것이다.
카드 사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60세 이상 소비자의 카드 결제액은 지난해 약 139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이후 무조건 소비를 줄이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이나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분야에는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외식뿐 아니라 여행·문화까지 소비 영역 확대
50대 이상 소비자의 관심은 음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관련 소비 조사에서는 만 50~79세가 적극적으로 지출하는 분야로 외식이 71.0%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여행 66.3%, 문화·여가 58.2% 등이 뒤를 이었다.

카페나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건당 금액 역시 젊은 세대보다 높은 경우가 나타난다.
자녀 양육이나 주택 마련처럼 과거 가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든 이후 자신을 위한 소비를 늘리는 장년층이 많아진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외식업계가 5060을 주목하는 이유
그동안 외식업계의 마케팅은 2030세대를 잡는 데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 SNS에서 화제가 되는 메뉴와 감각적인 인테리어,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꼽혔다.
하지만 소비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앞으로는 5060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가격만 보고 식당을 선택하기보다 접근성이나 음식의 질, 편안한 좌석, 서비스, 모임하기 좋은 환경 등을 함께 고려하는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외식업체 입장에서도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다.
평일 낮 레스토랑에서 50·60대 손님이 늘어나는 모습은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 한국 소비시장의 중심 연령대가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제 외식시장에서 ‘큰손’을 이야기할 때 젊은 세대만 바라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