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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코인 거래 문 열리나…비트코인·이더리움·USDT만 허용 검토

읽는 시간 약 8분

가상자산 시장 개방에 나선 러시아, 실제 투자 조건은 까다롭다

러시아가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심은 러시아 내 공식 거래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현재 후보에 오른 것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의 USDT 세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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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코인거래 3종 승인(비트코인,이더리움, 테더)

겉으로 보면 러시아가 개인의 암호화폐 투자를 본격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부 조건을 살펴보면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연간 투자금액 제한을 두고 위험성 평가 절차까지 적용할 예정이어서, 전면적인 시장 개방보다는 통제된 범위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정책에 가깝다.

또한 현재 발표된 내용은 최종 확정된 제도가 아니라 의견수렴을 거치는 규제 초안이라는 점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가 선택한 코인은 왜 세 종류뿐일까

러시아 중앙은행이 검토 대상으로 올린 가상자산은 시장에서 잘 알려진 대형 코인들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뿐 아니라 달러 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USDT가 포함됐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시가총액 순위만 보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새로운 디지털자산 관련 법률에서는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을 판단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 규모와 거래량, 장기간의 가격 형성 기록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평균 시가총액과 일평균 거래량이 일정 기준 이상이어야 하며, 해외시장에서 충분한 거래 이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러시아 당국은 이러한 요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으로 BTC·ETH·USDT를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시장 상황과 규제 판단에 따라 다른 가상자산이 추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일반 투자자는 마음대로 살 수 없다…연간 투자한도 적용

이번 제도에서 투자자가 가장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투자금액 제한이다.

러시아가 가상자산 거래 자체를 허용하더라도 모든 개인에게 동일한 투자 권한을 주는 구조는 아니다.

일반 개인투자자에 해당하는 비적격투자자는 중개기관 한 곳을 기준으로 1년에 최대 30만 루블까지만 가상자산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액은 달라질 수 있지만 대략 500만 원 안팎에 해당하는 규모다.

ChatGPT Image 2026년 8월 19일 오후 11 50 31

가상자산을 매수하기 전에는 투자자가 가격 급락이나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별도의 위험성 평가 절차도 거쳐야 한다.

반면 일정한 자산·소득 등의 기준을 충족해 적격투자자로 인정받는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넓은 거래 범위를 적용받을 수 있다.

결국 러시아의 새로운 정책은 모든 국민에게 가상자산 투자를 자유롭게 개방하는 방식보다는 투자자의 조건에 따라 접근 권한을 차등화하는 구조에 가깝다.

코인은 투자할 수 있어도 물건을 사는 결제수단은 아니다

또 하나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러시아가 일부 가상자산의 거래를 허용한다고 해서 비트코인이나 USDT를 루블처럼 일상적인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 국내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행위에 대한 제한은 유지된다.

즉, 이번 제도의 초점은 ‘암호화폐 결제 허용’이 아니라 ‘투자자산 거래의 제도화’에 있다.

거래 방법에도 제한이 따른다.

개인이 임의의 경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허가를 받은 거래소와 브로커, 자산운용사, 디지털자산 관련 기관 등 제도권 중개기관을 중심으로 시장을 구성하려는 방향이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하는 동시에 거래 흐름을 금융당국의 관리 영역 안으로 가져오려는 정책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규제 완화 소식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움직이지 않은 이유

러시아는 주요 경제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새로운 가상자산 정책 자체는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재료다.

하지만 정책 소식이 전해졌다고 해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가격이 즉각 강하게 반응한 것은 아니다.

가상자산 가격은 특정 국가의 규제 변화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미국 물가지표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망, 금리 변화 가능성,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위험 등 훨씬 큰 거시경제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다.

특히 비트코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한 국가의 제도 변화가 가격 상승 재료로 작용하려면 실제 투자자금 유입 규모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경우 일반 투자자에게 투자한도가 적용되는 만큼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단기간에 대규모 신규 자금이 유입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단기적인 코인 가격 재료보다 러시아의 가상자산 정책 방향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하다.

XRP가 거래 후보에서 제외된 배경은

이번 목록에서 눈에 띄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XRP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XRP 역시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거래량과 시가총액을 가진 자산이기 때문이다.

다만 가상자산을 제도권 거래 대상으로 선정할 때는 규모만 보는 것이 아니다.

해외 규제 이력과 거래 안정성, 시장 형성 과정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고려될 수 있다.

XRP는 과거 미국에서 증권성 여부를 둘러싼 장기간의 법적 분쟁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 지원이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되는 과정도 있었다.

다만 이러한 이력이 러시아 당국의 제외 결정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단정하기보다는, 현재 공개된 거래 기준과 규제 환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USDT 포함은 러시아 가상자산 정책에서 주목할 부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함께 USDT가 포함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USDT는 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미국 달러 가치와 연동되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이다.

국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거래소 간 자금 이동이나 다른 코인을 거래하기 위한 기준 자산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때문에 러시아가 USDT를 공식 거래 후보로 포함한 것은 단순히 세 번째 대형 코인을 추가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탈중앙화된 비트코인과는 위험 구조가 다르다.

발행사의 준비자산 관리, 규제기관의 조치, 특정 지갑의 동결 가능성 등도 투자자가 함께 살펴봐야 하는 요소다.

핵심은 ‘허용’보다 러시아식 통제 모델

이번 규제안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러시아가 가상자산을 단순히 허용하느냐 금지하느냐가 아니다.

오히려 어떤 가상자산을, 누구에게, 얼마까지, 어떤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하도록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방향대로 제도가 확정된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USDT는 러시아 제도권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표적인 디지털자산이 된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는 연간 투자한도와 위험성 평가를 적용받고, 국내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제한된다.

따라서 이번 정책을 러시아의 ‘가상자산 전면 개방’으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오히려 지금까지 제도권 밖에 존재했던 가상자산 투자를 정부가 정한 자산·금액·거래경로 안으로 끌어들이는 제한적 제도화에 가깝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의견수렴 이후 최종 규정에서 투자한도와 대상 자산이 그대로 유지되는지다. 추가 코인이 거래 목록에 포함되는지, 실제 인가 거래소에서 언제부터 거래가 시작되는지도 러시아 가상자산 시장의 개방 수준을 판단할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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